산은 늘 그 자리에 있다.
움직임 없이 자리를 지키며
오늘도 누군가를 기다린다.
도시로 떠난 자식을 기다리는
노년의 시골 부모들처럼
겉으로 들어 내지 않고 살아가는
노인들의 마음이 저렇겠지
날마다 올 수 없다는 걸
모르는 것도 아니면서
동구 밖을 수없이 내다보는 눈이
슬며시 물기로 젖어 드는데
일상이 늘 바쁘다며
살아가는 것이 늘 힘들다며
찾아오지 못하는 자식들
그래 바쁘면 오지 말거라
우리는 걱정 없이 살고 있단다.
늘 제자리에 정좌하고 앉아
점점 굳어지는 몸을 안고서
마음으로만 기다리는 산 산 산
우리 일상이 바쁘더라도
우리는 산을 찾아 가리라
노년의 부모를 찾는 마음으로
가끔 산을 찾아 가리라
점점 굳어지는 산 등허리를
자근자근 밟아주고 돌아오리라
2009년 2월 6일 오전 9:20